Skip to main content
/themes/custom/ufc/assets/img/default-hero.jpg

김동현 "고미의 '유종의 미'에 이용되지 않을 것"

 


'마에스트로' 김동현은 고미 타카노리와의 대결을 제안 받았을 때, 이 경기가 고미를 배려한 대진임을 직감했다. 자존심이 상할 수 있지만, 최근 고미가 상대한 선수 중 경험이 가장 적고 성적이 가장 좋지 않은 선수가 자신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.

"나를 할 만 상대라고 생각했으니까 경기를 한다고 하지 않았겠나?"

이 스포츠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고미는 최근 4연패의 부진에 빠진 상태며, 다음 경기 장소는 다름 아닌 그의 홈인 일본. 김동현으로서는 고미가 연패를 끊기 위한 상대로 자신이 낙점됐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만하다.

그 역시 같은 생각을 했다. "나도 할 만하니까 싸운다고 했다"면서 한 편으로 고미의 부활 혹은 아름다운 마무리에 이용되는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.

김동현은 "고미가 늙고 근래 전적이 안 좋아도 방심은 안 한다. 어쨌든 한 때 최고의 위치에 있었던 거물인데다 장소가 상대의 홈이다. 마지막 불꽃을 터트리려 할 것 같다. 홈에서 은퇴하려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, 유종의 미 장식에 이용되고 싶지 않다"고 힘주어 말했다.

둘 모두 내줄 수 없는 경기다. 4연패의 부진에 빠진 고미가 또 패한다면, 아무리 인지도가 높더라도 뒤를 장담할 수 없다. 2패 뒤 1승을 챙긴 김동현의 경우 고미와의 대결이 계약상 마지막 경기로, 결과에 따라 재계약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.

"바로 전 경기가 취소돼 승리에 대한 갈증이 있고 빨리 싸우고 싶은 생각뿐이다"는 김동현은 "이기고 재계약을 맺는 게 최우선이며, 고미한데 질 실력인지 아니면 더 높이 올라갈 경쟁력을 갖췄는지 스스로를 증명해보고 싶다"고 했다.

종합격투기답고 효율적인 경기의 청사진을 그린다. 타격과 그래플링을 고루 섞는 운영으로, 가능한 한 안 맞고 많이 때리는 경기를 펼칠 참이다.

김동현은 "과거의 고미는 인정하지만 시대는 바뀐다"며 "옛날엔 맷집이 좋아 자신 있게 들어왔는데,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. 투지도 많이 죽었다. 고미는 타격전을 원할 테지만 난 애써 타격을 고집하기보다 효율 높고 피니시까지 하는 경기가 좋다"고 강조했다.

고미라서 특별한건 없다. 상대가 누가 되더라도 경기의 중요성과 느끼는 무게감은 마찬가지일 것이다. "스타일을 만들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고미가 들어왔을 뿐"이라는 게 김동현의 생각이다.

끝으로 김동현은 "서로 할 만 하니까 외나무다리에서 싸우는 거 아니겠나. 난 쉽게 싸울 생각이다. 고미를 이기고 입지를 다져 올라가는 게 목표다. 어서 빨리 랭킹에 들어 강자들과 싸우고 싶다. 그게 2차 목표다"고 포부를 밝혔다.